세미나 _ ‘AS IS CLUB’
‘AS IS’는 오픈소스 라이센스 문서(허가서)에 자주 등장하는 용어로, ‘있는 그대로’라는 그 의미처럼 일체의 문제에 대한 보증 책임을 회피하는 선언을 말한다. 즉 해당 소스의 결함에 대해 어떤 책임도 지지 않는다는 의미로 대부분의 오픈소스 라이센스는 ‘AS IS’ 선언을 포함하고 있다. 리눅스를 만든 자유소프트웨어재단의 라이센스인 ‘GNU GPL’, 전 세계 웹서버 절반 이상이 사용하고 있다는 아파치 재단의 ‘아파치 라이센스’, 제이쿼리 및 수많은 오픈 소스 프로젝트에서 채택하고 있는’MIT 라이센스’, 아두이노의 라이센스이기도 한 ‘크리에이티크 커먼즈 라이센스’ 등등. 들여다보면, 세상은 사실 ‘보증되지 않는’ 것들에 의해 지탱되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실제로 이 무보증의 선언을 읽어보면, 다소 충격적이다. ‘GNU GPL’의 AS IS 선언의 일부는 이런 식이다. ‘명시되거나 암시된 어떠한 종류의 보증도 하지 않는다. 설사 당신이 지금 사용하려 하는 이것이 어떤 결함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증명 된다 하더라도, 성능과 품질 등 모든 결과에 대한 책임은 바로 ‘너!’한테 있으니, 네가 수정하고 바로잡는 모든 비용과 노력을 감당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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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치 라이센스’에서는 섬뜩하게도 ‘너’란 말에 ‘오로지’란 말까지 덧붙어 ‘오로지 너만이’라고 되어 있다. 이쯤 되면, 고개를 숙이고 심호흡을 한번 하게 되기 마련이다. ‘이거 가져다 쓰라는 거야, 아니면 말라는 거야?’ 그러다가, 슬그머니 미소가 지어지기도 한다. 모험의 감각. 인생에도, 내 호흡에도 보증은 없지 않던가. 결심이 필요한 순간이다. 거짓된 보증서를 찢고 해커가 되자고 하는 순간, 미지의 바다가 펼쳐진다. 검은 물결은 따뜻해 보이기도 하지만, 무섭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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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자리는 세미나라기보다는 정보-기술 사회의 황야에서 여행하며 만난 길동무들끼리 모닥불을 피워놓고 잠들기 전에 몇 가지 재미있는 이야기를 주고받는 시간 같은 것입니다. 부담 가지실 필요는 없어요. 우리들 중 누구도, 어느 누구에게도, 아무것도 보증하지 않을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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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크숍 _ B-Y-O-P (당신의 폰을 가져 오세요)
BYOP(Bring Your Own Phone). 여기서 폰이란 스마트 폰을 말한다. 불이 꺼지면 새까맣고, 그래서 얼굴이 비치고, 이빨에 끼인 고춧가루를 확인할 수 있는 그 넙적한 그것 말이다. 스마트 폰은 이름부터가 못마땅하다. 폰이 그냥 폰이지 스마트할 껀 뭐람. 나보다 스마트해 보이는 그 녀석. 스마트 폰을 쓰는 사람은 스마트 한 걸까? 6자유도 센서와 나침반 센서를 내장하고, 위성과 통신하며 GPS로 내가 지금 어딜 바라보고 있는지 금세 알아맞히지만 화면이 꺼지면, 검은 스크린은 차가워서 얼음처럼 쨍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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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대화가 필요해! 나와 진짜로 연결되어 줘. 같이 놀자. 스마트한 ‘폰 놀이만’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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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워크숍에서는 <내 친구, 폰 놀이만>, <우리들의, 폰 놀이만>을 위해 퓨어 데이터와 몹무플랏을 활용해 사운드를 만들고 몸을 움직이며 함께 즐길 수 있는 놀이를 구상해 봅니다. 자 그럼, 스마트 폰과 재미있게 놀기 위한 도구를 소개해 봅시다. 나무, 철, 녹음기/재생기, 움직임 센서, 망치, 종이, 풀, 본드, 드릴, 박수, 점프, 팔, 다리, 노래, 바람, IP, 공유기, 구르기.